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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속에 담아두는 말🌝



양력 8월 15일은 광복절,
음력 8월 15일은 추석이니,

음으로나 양으로나
8월 15일은 기쁜 날이네요.


오색 송편 한팩을 받았어요.
미국에 살면서 추석에 송편을 먹었던 때가
해마다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인데요.
한인타운에 일부러 나가서 사 오지 않으면
송편 구경이 어렵거든요.




 

 

추석1 taken by 할미꽃소녀



귀하신 송편을 그냥 먹을 수 없어서
송편 시식 인증샷이라도 찍고 먹으려고
냉장고에서 후다닥 계란도 꺼내
보름달 컨셉으로
부쳤답니다.


보름달이 2개 떴어요.
한국 달과
미국 달
😁😁😁


 



추석2 by 할미꽃소녀




추석을 만약 짧은 단어로
표현해보라면


사람🖐
음식👌
대화👍

 

요렇게 3가지로 써보렵니다.

 

 

 

 

 

 

추석3 by 할미꽃소녀




풍성하고 좋은 음식을 앞에 놓고
편안하고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가 술술 풀려
힐링 타임이 되지만,


평소에 만난 적 없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 앉아 

쓸데없는 참견과 불편한 질문이 오고 가면 
가뜩이나 쌓였던 스트레스로

더블 트러블 타임이 된답니다.

 


말이란
항상
복과 화를 동시에 품고 있기에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되기도 하니까요.


세상 살면서 조심해야 할 것이 많지만

물조심, 불조심, 차조심, 개조심 보다도

가장 조심할 것은

말조심이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저도 말하는 것을 즐겨하고,
말이 많다 보니 실수도 잦은데요.

 

지혜는 들음에서 생기고

후회는 말함에서 생긴다

라는 글귀를 되뇌어 보기도 하고

 

오늘 생각하고 내일 말하라

Think today and speak tomorrow!

라는 영어 문구를 반복하며 
조심하려고 노력하는데도
말 습관을 바꾸기가

참 쉽지는 않더라고요.
😅😅😅






추석4 by 할미꽃소녀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난 뒤엔 
가족 간의 다툼과 언쟁이 급증했다는
한국의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대화 예절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주변을 살펴보면 
가까운 가족과 친척의 모임에서

또 사회생활에서 만난 지인들과도

다소 무례한 질문과 쓸데없는 참견으로

상처가 되는 말들을 툭툭 내뱉어서

서로의 관계가 불편해졌다는

인터넷상의 경험담을 읽으면

제 자신도 세심하게 돌아보게 된답니다.

 

 

 




추석5 by 할미꽃소녀

 

 

특히 친하든 친하지 않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흔히 서슴없이 하는 질문 중

세가지만 꼽으라면
아마도
나이, 결혼, 일에 관한 것인데요.

 

 

미국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대화예절이 
좀 다름을 알게 되었는데요.

 


저는 함께 1년 이상을 일한 동료의
나이와 결혼 여부를 잘 모른답니다.
주급을 서로 얼마 받는지도 모르고요.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 물어보지 않는 질문인 셈이죠.

 

 

 

 

추석6 by 할미꽃소녀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국에서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겐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않고,

 

 

설령 친한 사이라고 할지라도 
상대방이 혹시라도

불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는
질문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꼭 궁금한 내용이 있더라도 

간접적으로 우회해서 질문하는 편이지요.

 

 

 

 

 

추석7 by 할미꽃소녀


나이는 몇 살이냐? 결혼은 했냐?라는

직선적인 표현은 거의 못 들어봤어요.

 

 

대신 이런 식의 질문은 하지요.

 


형제자매가 있니?
통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휴가 때 뭐할 거야?
주말엔 뭐했어? 등등의 내용으로 말이죠.


다른 사람의 가정사를 탐문하는 듯한

무서운(?) 질문이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는 

가벼운 스몰 톡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족의 구성원도 알게 되고,
연령대도 대충 유추할 수 있게 되고요.

 


출퇴근 소요시간 때문에
어느 타운에 사는지도 알게 되고, 
주말과 휴가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충 누구와 사는지 결혼은 했는지
자녀가 있는지도 알게 되는 것이지요.


서로의 경계선을 잘 지키는 듯한

대화예절이
마치 유리 같은 인간관계를

그런대로 오래 유지시켜주는 
비결인 것 같더라고요.

 

 

 

 

 

 

추석8 by 할미꽃소녀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말이란 더 조심해서 건네야 할

예절이지요. 

 

 

한 가지 제가 덧붙이자면

말의 온도와 색깔에 관한 것인데요. 

 

 

 지나치게 뜨거운 말은

금방 식을 것을 알기에

부담스럽고 

 


또 냉정하게 차가운 말은

마음이 얼어버리고요,

 

 

무색무취의 말은

영혼 없는 메아리 같아서

싫으니,

 

오고 가는 말속에서

마음의 온도 맞추기는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답니다.

 

 

 

 

 

추석9 taken by 할미꽃소녀



미국 땅이 크다 보니 미국에서 보는 달이
한국에서 보던 달보다 더 큰 것 같다는

농담도 가끔 주고받는데요. 

 

 

퇴근길에 지인분이 전해준 

붉은빛 참치로 저녁까지 잘 먹고

올려다본 하늘 위엔

해 보다도 더 눈부신
크고 둥근 보름달이 떠있더라고요.

 

 

많이 거둔 자도 남음이 없고

적게 거둔 자도 부족함이 없도록

 

 

함께 잘 살아가는 법은 

결국 

베풀고 

나누어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식탁에 앉아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것이겠지요.

 

 

맛난 송편과 함께 

좋은 열매가 될 소중한 말을

보름달에 담아두는 밤입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통과 공감의 하트빵🧡 잊지 마시고요.

잔잔한 삶의 이야기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