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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미완성이어도, 열무김치 보리밥과 열무김치 국수는 완성🌶

새벽 가로등 보며
회사 앞 주차장에서

따뜻한 고구마 먹고 시작한
목요일 아침 6시.


겨땀은 저리 가라...
하루종일 발바닥에 땀났네요.






9월 23일 풍경1 taken by 할미꽃소녀




일 마치고 나니 오후 4시 30분.
10시간도 더 일했어요.
아직 연말도 아닌데...ㅠㅠㅠ


라디오에서 곧 저녁 5시쯤부터
헤비 레인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오니,
딴 길로 새지 않고(?)
집으로 쌩 달려왔답니다.


일기 예보가 넘 정확해요.
30분 거리의 집 앞에 도착하니
하늘이 번쩍번쩍거리기 시작하고 
비가 막 쏟아지더라고요.






9월 23일 풍경2 taken by 할미꽃소녀




빗줄기가 더 굵어지는 것 같아
재빨리 주차하고
집으로 후다닥 단숨에

뛰어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소에 저의 주차 습관은
꼭 창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고개를 내밀어
차 밑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데요.


비가 몰아치는데도

이 날도 어김없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주차선을 확인하려는 순간,

 


성급한 마음도 있었고,
열어놓은 창문 때문에
거센 빗줄기가 얼굴을 때리고

차 안으로도 찬 비바람이 들어오네요.

 


단 몇초라도 시간을 절약해야겠다는
지혜로운 판단에
순발력을 발휘하여
글쎄 고개를 내민 채로 동시에 창문을
올려버렸답니다.







9월 23일 풍경3 taken by 할미꽃소녀



주차선을 확인하는 순간 
스르륵
목 쪽으로 올라오는 유리창문😱

 

깜짝 놀라 아차 싶어
순간적으로

곧바로 손가는대로 

내림 버튼을 팍 눌렀지요.


1분 절약하려다
영영 절약할뻔했어요.

 

 

 

 

 

 

9월 23일 풍경4 taken by 할미꽃소녀



제가 아는 주변의 어떤 분도 집 앞에
주차를 하면서 깜박하고
P에 맞춰야 할 것을
R에 맞추고
차에서 내리는 바람에
사고가 있었다는데요.

 


주차한 곳이 약간 언덕이어서

황급히 미끄러지는 차를 잡느라 넘어져서
갈비뼈를 다치셨답니다.
다행히 차는 잔디밭쪽으로 멈춰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듣는 저도 놀랐거든요.


언제든지 순간의 실수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더니,
조심성 없는 저의 행동을 후회하며
잠시 차안에서 앉아있었답니다.


그렇게 마음을 식힌 후에
차 안에 비상용으로 갖고 다녔던
보라색 새 우산을 펴고
우아하게 가을비 사진을 찍으며

집안으로 들어왔지요.


천둥 치면 어떠리.
번개 친들 어떠리.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천둥과 번개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작은 실수로 다치고

생명의 위험도 생길 수 있다니까요.

 



창문 올리다 자동감지 장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괜한 실험은 하고 싶지 않네요.

ㅎㅎㅎ

 

 

 

 

 

 

9월 23일 풍경5 taken by 할미꽃소녀




오늘도 무사히...
이 말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기도인지요.


젖은 얼굴을 닦으며 
뭐 복잡한 음식 만들게 아니라
지난주에 담근 열무김치에다 

야채만 싹싹 썰어
열무김치 국수나
만들어먹어야겠더라고요.


3단 1묶음이 $1.99(약 2천2백 원)이어서
사 왔던 싱싱한 열무.






열무김치1 taken by 할미꽃소녀



열무는 흙이 어찌나 많은지
씻어도 씻어도 모래가 잔뜩이었어요.
많이 씻어서 자꾸 손으로 조물락거리면

군내가 나서 맛이 없다는데
그래도 할 수 없어요.

 

 

 

 

 

열무김치2 by 할미꽃소녀

 

 

재료를 준비해놓고
보리 섞인 밥을 갈아 풀을 만들고
고춧가루를 곱게 채에 걸러서
물을 넉넉하게 잡아보았어요.

 

 





열무김치3 by 할미꽃소녀




열무김치4 by 할미꽃소녀

 

열무김치5 by 할미꽃소녀




초록색 열무에
빨간빛 고춧가루가
환상 조합이네요.


 

 

 

 

열무김치6 by 할미꽃소녀

 

열무김치7 by 할미꽃소녀



냉장고 속 열무김치를 꺼내니
익은 냄새가 확 올라오네요.


인생은 미완성이어도


깨소금 싹싹 뿌려
열무김치 보리밥과
열무김치 국수는
완성할 수 있어요.

 

 

 




열무김치8 by 할미꽃소녀




열무김치9 by 할미꽃소녀

 

열무김치10 by 할미꽃소녀

 

열무김치11 by 할미꽃소녀

 


짭짤하고 매콤한 열무김치 국수 한 그릇 후에 
깔끔한 레모네이드 한잔과

삼색 아이스크림 찹쌀떡으로 디저트까지~

 

 

시작과 중간은 힘들었어도
마무리는 멋진 오늘이 감사해요.



 

 

 



디저트 taken by 할미꽃소녀




실은 하루종일 오른쪽 세 번째 발가락이

아팠거든요.
티눈인지 굳은살인지

며칠 전부터 자꾸만 거슬리더니
걸을 때마다 아파서

온 신경이 오른발에 쏠리더라고요.


지금의 건강이 당연한 듯

교만한 마음으로 지내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곳이 생기면
일상 속에서

무엇이 참 행복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돼요.


매일

저도

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위시 리스트를 갖고 살죠.



코로나 풀리면 여행도 가고 싶고
큰집으로 이사도 가고 싶고

핫 한 카페도 가보고 싶고
새 차도 사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늘 많아서

인생이 미완성인가 봅니다.



매일매일

순간순간

큰 것만 바라며 기대하며 살다 보니

눈앞의
작은 행복은
행복인 줄도 모르지요.



제일 낮은 곳에서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촐랑거리는 주인을 위해

늘 애쓰는

두발을 주물럭거리며
다독여주렵니다.



두발아~~
오늘도 넘 고마워.

 

단잠 자고
내일도 또 잘 부탁해.

 

 

오늘 밤 위시 리스트는
티눈이

빠지는 거다~~~
🧐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통과 공감의 하트빵🧡 잊지 마시고요.
잔잔한 삶의 이야기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