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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볼 선데이 Super Bowl Sunday 2021

미국의 닭들은 고생이 참 많아요.

추수감사절에는 너도 나도 미국 가정마다

터키를 구어대느라, 요리조리 도망 다녔을 텐데

이제 좀 겨울이 되어 잠잠해지나 싶더니,

다시 닭들의 큰 제삿날이 다가옵니다.

예전에 한가닥했던(?) 닭들도 그냥 한방에 갑니다.

바로 2021년 2월 7일이 수퍼 볼 선데이니까요.

 

수퍼 볼 선데이의 음식은 다 아시는 피자 pizza,

아보카도를 으깨어 만든 멕시코 요리인

과카몰리 guacamole에 찍어먹는 나초 nacho

등이 있지요.

 

하지만 수퍼 볼의 대표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치킨 윙 chicken wing이랍니다.

닭튀김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두가 사랑하는

음식이겠지만, 특히 미국에선 날개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켓에 가면 닭날개의

파운드당 가격이 닭다리보다 비싸답니다.

 

어쨌든 이날 하루 미국인이 뜯어대는 10억 개

이상의 닭날개를 붙여놓으면,

아마 지구를 몇 바퀴 돌고도 남는다는 농담도

할 정도니까요. 치킨 윙 중에서도 시큼한

오렌지 빛깔의 버펄로 소스를 묻힌

버펄로 윙 Buffalo wing은 한번 빠지면

미묘하게 중독되는 매력적인 맛이 있어요.

 

치킨 윙  by 할미꽃소녀와 영감탱이

 

미식축구 American Football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중 하나라고 해요.

이번 제55회 수퍼 볼 경기는 플로리다 템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Raymond James Stadium

in Tampa, Florida에서

개최된다고 합니다.

킥오프 시간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약 6시 30분

예정이고요.

경기가 끝나는 시간은 아무도 모르죠.

끝나야지 끝난 것이니까요!!!

 

올해는 캔자스 시티 칲스 Kansas City Chiefs와

템파 베이 버커니얼스 Tampa Bay Buccaneers가

격돌한다고 해요.

올해 특별한 점은 버커니얼스가

이렇게 결승까지 올라와 홈 그라운드에서

수퍼 볼을 치르는 특별한 경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팬데믹 때문에 예년과는 좀 달라진

2021년의 수퍼 볼의 문화를 가볍게

정리해 볼게요.

 

첫째, 예전에 비해 최저의 인원이 현장에서

관람하게 되었대요. 이 경기장의 가능한

수용인원의 30퍼센트인 

약 25,000명만이 경기장에 입장한대요.

그중 티켓 7,500장은 코비드 19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들 health care workers에게

무료 제공되었다고 합니다.

 

티켓을 구하기가 특히나 더 어려워 평균 티켓

가격이 역대 최고인 7589달러(약 855만 원)

정도라고 하니, 아주 최고가의 수퍼 볼이 

되겠어요.

 

둘째, 수퍼 볼을 즐기는 일상의 변화인데요.

보통 수퍼볼 선데이 오후에는

사람들도 집으로 일찍 귀가해서 거리에

차도 덜 다닐 정도로 조용한데요.

가정에서는 물론 레스토랑이나 바, 음식점 등에

친구 등 많은 지인들이 모여서 

열띤 응원전을 한답니다.

서로 예상 우승 팀 내기도 하면서요,

마치 추수감사절 파티처럼

즐거운 이벤트인데요.

 

작년 통계만 해도 약 1억 명이 미국인이 TV로

수퍼 볼을 지켜봤다고 합니다.

(제 아들도 매년 친구들과 모여서 스낵 먹으며

경기를 즐기곤 했답니다.)

올해는 집에서 조용하고도 조촐하게 경기를

보게될 것 같네요.

 

더군다나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권고사항에

의하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노래와 환호보다는

박수와 발 구르기로 응원을 대신하라고 하니,

역대 가장 조용한 선데이가 되겠어요.

 

셋째, 수퍼 볼 경기 중간중간 나오는

상업 광고에 변화인데요.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생활만 바꾼 것이 아니라 이번엔

수퍼 볼 광고주의 세대 교체를 불러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해요.

 

그동안 해마다 수퍼 볼 광고에서

전통적으로 낯익은 기업이었던

코카 콜라 Coke,

버드와이저 Budweiser 등의

광고가 빠졌다고 합니다.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광고가

없다고 하니 마음이 아쉽답니다.

 

특별히 팬데믹 때문에 

언컨택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호황을 누리며

급성장한 기업들이 새롭게 수퍼 볼 광고에

진입했다고 해요.

 

어떤 기업들일까 찾아봤어요.

잡 서치 사이트 indeed나

전문가 프리랜서 구인 사이트 파이버 fiverr

온라인 음식 배달업체인

우버 이츠 Uber Eats와 도어대시 DoorDash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브룸 VBroom

제가 좋아하는 멕시칸 체인 음식점

치폴레 Chipotle 등도 있네요.

 

수퍼 볼의 광고는 단시간에 소비자들에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최대한의 홍보

효과를 주는 영향력 때문에,

많은 기업 들이 이 광고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고 해요.

 

30초당 단가가 약 550만 달러(약 62억 원)라니

눈 깜박할 1초에 1억 원이 휙 지나가는 거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온라인 상에서는

제일 재미있었던

광고에 대한 설문 조사도 하는데요,

광고에서 보여주는 그 기발한 유머와 

감각을 넘어서 지금 흘러가는 트렌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답니다.

 

저에겐

역시 수퍼 볼의 하이라이트는

경기도 광고도 아닌,

경기 중간에 하는 해프타임 쇼랍니다.

 

경기 중에는 집안일하다가,

해프타임 쇼가 시작되면 비로소

TV 앞에 앉는데요.

 

레이디 가가 Lady Gaga

비욘세 Beyonse

마룬 파이브 Maroon5 등의

이름만 들어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전드 가수와

그룹들이 하는 퍼포먼스는 

그 공연 내용이나 무대 등이

넘나 스펙터클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재미와 여운,

심지어 감동까지 안겨준답니다.

 

올해는 캐나다 출신으로 2010년부터

활동해온 R&B 싱어송라이터인

뽀글 머리 오빠 더 위켄드 The Weeknd가

공연하네요.

이번 퍼포먼스를 위해

약 700만 달러(약 78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고 하니

어떤 멋진 무대일지 기대됩니다.

 

일요일 늦게까지 이 수퍼 볼을 보느라,

직장인,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월요병 Monday blues이 더더

심할지도 모르겠어요.

 

 

 

눈 오던 날 출근 못하고 집에 있던 며칠 전,

다가올 수퍼 볼 선데이에 아들에게 좀

맛있는 치킨 윙을 한번 해주자고

남편과 함께 미리 연습해봤답니다.

 

물 반죽이 낫다,

아니올시다

마른 반죽이 낫다... 서로의 방법이 더

맛있다고 옥신각신하다.. 그럼 백종원을

찾아보자 그렇게 시간만 끌다가,

나중엔 지쳐서

집안에 온통 기름 냄새 범벅을 해가며

기분 내키는 대로 마구마구 닭날개를

튀겼답니다.

 

어느 블로거님의 글에서처럼

수퍼 볼의 진정한

승자는

치킨 윙이라네요.

튀기든 삶든 지지고 볶든

일 년 중 단 하루이니

맛있는 수퍼 볼 선데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