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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설 명절

오늘 하루도 어떻게 입에 풀칠하고

계신가요? 딱풀로 할 수도 없고요.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낫게 풀떼기로라도

입에 기름칠을 하려면 오늘 더 열심히

뛰어야겠지요.

 

여러분처럼 저도 새벽부터 얼굴에

대충 분칠을 하고 나와서,

하루 종일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일하려니 완전 가자미 눈이 되었지 모예요.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눈치만 백 단 아니 오백 단쯤은 되어 가는 듯.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이요..ㅋㅋㅋ

 

 

하루살이처럼 시간이 어찌 가는지

정신없이 지내다가도

어느 날 문득 달력을 보게 되면

빨간색 한국 명절이 반갑네요.

새삼 한국에 남아 잇는 가족과 친구

들이 그리워진답니다.

한국을 떠나와 생활을 하는 분이라면

아마 저와 비슷하게 느끼실 것 같네요.

 

 

미국에 살다 보니 사실 기본 생활 리듬은 항상

미국 시간에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달력이나 뉴스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한국 명절을 깜박하는데요.

특히 이민 생활 처음 몇 년 동안은

정말 너무 바빠서 이곳에서

떡국이나 송편을 먹어본 기억이 없답니다.

 

 

한아름 리틀 페리점

 

다행히 미국 생활에 많이 적응이 되었고,

또 언제든지 카톡으로 소식도 주고 받고,

실시간 뉴스도 읽을 수 있으니,

미국과 한국 마치 한 곳에서 사는 듯해요.

한국 마켓들을 통해 명절 선물도 

보낼 수 있고,

미국에 있는 한국은행들은 명절 전에

무료 송금 서비스까지 해주네요.

 

2020년 통계를 찾아보니 한국에서

설날 주고받고 싶은 선물 1위는

상품권이라네요.

아마도 개인 취향에 상관없이 항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높은 이유겠지요.

어쨌든 오고 가는 현금과 상품권속에

싹트는 사랑과 감사!

 

떡국이라도 끓여 기분이라도 내야겠다고

생각해서 며칠 전엔 집에서 30분 거리의

한국 마트에 다녀왔지요.

뉴저지 리틀 페리 Little Ferry에

한아름 H mart가 작년 12월 말에

새로운 장소에 오픈했어요.

그래서 요즘엔 이곳으로 한국 장을

보러 다닌답니다.

 

깨끗하게 단장한 매장과 다양한 상품은

물론 넉넉한 주차공간으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더라고요.

해산물은 물론 이곳 매장은 육류 코너까지

오픈 키친으로 되어있어요. 고기 손질

하시는 분들을 보니 참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답니다.

다른 한아름 브랜치보다는 중국 제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어요. 쇼핑객도 다양한 인종이

섞여 보이더라고요.

 

 

점점 인기 많아지는 미국 내 한국 마켓처럼

최근 코스코에도 장 보러 가면 부쩍 더

아시안 제품들이 눈에 띄어 놀란답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코스트코라고 부르지만,

실지로 이곳에선 코슷코에 가까운 발음이에요.

코스코에서 파는 상품은 미국의 주마다,

그리고 또 로케이션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해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라면과 김치, 햇반과 김, 잡채와 불고기 같은

한국의 기본 음식 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가격이 좋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한국 상품은

물론 아시안 제품들이 많아졌어요.

아시안의 영향력이 미국 내에서 점점

커진다는 긍정 신호이자, 

또한 한국 상품들이

점점 더 많은 미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좋은 의미겠지요.

 

머지않아

순댓국, 된장찌개, 족발과 같이 

토속적인 한국 음식들까지

코스코에서 간편식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때가 올 것 같아요.

 

설 명절이 다가와서 그럴까요.

유난히 아시안 제품들이 더 눈에 띄었는데

잠시 함께 구경해 보실래요?

 

최근엔 라뽂기가 있더라고요.

네 개의 낱개로 포장된 떡볶이와 라면

그리고 가루 분말 소스로 되어있어요.

집에서 떡볶이 소스 고민할 필요가 없이

야채만 추가로 넣어주면

맛있는 매콤 떡볶이 완성.

 

 

 

 

검은깨 뿌려진 호두 대추 강정도 

있어요. 중국은 특히 부의 상징이자 행운의

색인 붉은색을 좋아하잖아요.

금박 문양의 빨간색 선물 상자가 이쁘네요.

 

 

 

 

간편식으로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오렌지 치킨도 있고요.

 

 

오~~반가워요. 히비스커스 차라고 한글로

쓰여있는 이쁜 빨간 꽃잎차네요.

이 꽃말은 섬세한 아름다움,

남몰래 혼자 간직해온 사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찹쌀떡이랍니다.

그린티, 딸기, 팥맛 세 가지로 되어있는데,

달짝지근한 맛 찾는다면 오케이!

 

 

 

어떤 분들은 미국 명절은 명절대로

음식 준비하셔야 하고,

또 한국에 계신 가족 때문에 설과 추석도

챙기셔야 해서 이중으로 지출도 많아

힘들다고 말씀하시는데요.

 

곧 발렌타인데이도 다가오고

2월도 역시 돈 많이 쓰는 달...

버는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손에 잠시 머물기만 하고

손가락 사이로 술술술 빠져나가요.

 

그래도 한 번씩은 한국 마켓에

가야 스트레스가 풀리네요.

왠지 한국에 여행 온 것 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어서요.

매장 내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한국 가요는 신경 쓰지 않아도 어찌 그리

리스닝이 잘 되는지요. 

블라블라하는 속사포 랩만 빼고요. 

ha ha ha ha ha!

 

오늘처럼 찬바람 부는 겨울밤엔

뼈다귀 푹 고아 끓여낸

국물에 펄펄 끓인 떡국이 

생각나요.

냉장고에 신김치가 

"날 좀 잡아잡숴" 하면서

떡국을 기다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