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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홀푸드에서의 발렌타인데이

 

 

 

발렌타인데이 Valentine's Day 들으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이쁜 꽃과 달콤한 초콜릿,

사랑스러운 카드 아닐까요.

 

초콜릿을 받지 못해 내가 직접 준비하면

발렌본인데이라고 하니,

타인이신가요

아님 본인이신가요. ㅋㅋㅋ

여러분은 어디에 한표?

 

올해는 금요일 2월 12일이 설 명절이고

일요일 2월 14일이 발렌타인데이로 

연속 이어지니

갖다 붙이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설렌타인데이라고도 하신다네요.

 

혹시 술 좋아하시는 주당분들은

스코틀랜드의 유명 블렌디드 위스키

발렌타인 Ballantines's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또 어떤 분들은

초콜릿 하면 바로 혈당 수치 올라갈까

두렵고, 

그나마 남아있는 이빨 썩어 임플란트

할까 걱정되고,

이미 비만인데 체중 더 초과될까 봐

신경 쓰이고, 

 

꽃냄새 맡으면 알러지 생기니

약 먹고 병원 가야 해서 짜증 나고,

잔소리 대마왕 와이프 또는

까칠한 친구 선물에 신경 쓰이고,

가뜩이나 모지란 돈$$$$$$$ 써야 하는

그런 스트레스 왕창 받게 되니

세상 제일 쓸데없는 날로

생각하시는지요?

 

 

 

 

옛 로마시대 발렌티노 신부님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법을 어기고 몰래 결혼을 성사시켜

주었다가 발각되어 사형당했는데,

이를 기리기 위해 생긴 것이라는

발렌타인데이의 여러 가지 유래는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한국에서는 주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면

미국에서는 이 날의 느낌이 좀

다르네요.

크리스마스처럼 남녀 상관없이 그냥

주변의 가족, 친구, 이웃, 직장 동료들에게

꽃, 케익, 카드,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날이더라고요.

제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같은 클래스 약 20명 남짓의 전체

친구들끼리

미니 카드와 초콜릿, 캔디나 스낵 등을

서로 주고받았던 기억이 나요.

 

발렌타인데이에 할리웃 유명인들이 여자

친구에게 선물했다는 보석과 패션 등에

대한 가쉽 기사를 읽으면 그 대단한 가격에

정말 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의외의 사실은 보통 사람들이 주고받는 선물 중

최악의 선물은 초콜릿이라는 한 설문 결과도

있더라고요. 최근엔 역시 전자제품이 제일

인기라고 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미국의 유기농 체인점

홀푸드 Whole Foods Market에서는

유기농 식품뿐만 아니라,

순하고 퀄리티 높은 뷰티와 바디 파트의

제품들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데요.

특히 매장 안에는 일 년 365일 은은한

비누향과 뷰티 향이 퍼져있어서 마치

지친 마음을 힐링해 주는 듯하답니다.

 

 

 

이번 주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와서 그런지

매장 입구에 꽃 스페셜 코너를 마련했어요.

예쁜 꽃 다듬는 직원들의 손놀림이

더 빨라졌답니다.

예전보다 더 향기로운 꽃냄새가 매장에

가득하니 쇼핑하는 손님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저는 요 며칠간 영어 때문에 받은 일상의

잡 스트레스가 진열된 봄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르르 날라가 마음의 위로가

되었네요.

넘어질 때마다 다시 기운 내야지,

주어진 하루를 더 열심히 채워야지,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말이죠.

 

하는 일의 특성상 매일 많은 동료들과

팀웍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만든 답니다.

또 만든 음식을 매장에 진열하여 매시간

첵업하기도 하고요,

델리 카운터에서 서비스도 하다 보니

손님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많고

자주 오시는 분들 얼굴도 익히게

되었답니다.

시간 때문에 또 영어의 한계 때문에

깊은 대화는 어려워서 각자의 

속 사정을 정확히는 모르지요.

 

 

 

하지만 일상의 짧은 이야기와 small talk 

음식 수다를 통해서 

여러 가지 건강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가족과의 관계, 자녀 고민 등

살아가는 동안 맞닥뜨려야 하는

온갖 소박한 일상과 관심사를 듣게 되고요,

그래서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힘들게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특히 코로나 때문에 사는 것이 더

삭막해졌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 매장 안에 가득 찬 은은한

비누냄새로라도, 봄꽃 향기로라도

오늘 위로받고 집으로 편안하게

돌아가는 하루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갖게 되었어요.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이라도

서로 준비해서 주고받으면 좋겠지만,

초콜릿 쪼가리 같은 거

장미 꽃다발 없더라도

넘 실망하진 마세요.

 

 

 

사실 우리는 초콜릿보다 된장국

좋아하잖아요.

집 앞에 둘러보면 널린 게 들꽃이고요.

우리 앞엔 오늘 주어진 이 하루가

선물 present인데,

봄이라는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먼지 쌓인 오래된 캔들이라도 하나 켜놓고

집안에 음식 냄새, 또 노인 냄새(?)도

날려버리고요. 기분 전환하실 겸

발렌타인 기념 봄맞이 청소 모드 어때요?

 

지금 갖고 있는 그 무엇이라도에 감사하며

세상 제일 달콤한 하루 보내기로
Happy Valentine's Day!

우리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