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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 대화법 2(feat. 아수라 백작)

부부가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쌍둥이처럼

닮아갑니다. 서로를 보면 거울을 보는 듯이요.

그런데 닮아간다는 말이 꼭 좋은 의미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남자와 여자로 만났는데,

나이가 들면

이젠 남편은 더 이상 남자가 아니요,

부인도 여자가 아닌 듯 되어버리네요.

 

마치 나이 든 부부는 남자 반 여자 반을

서로 반반씩 공유하면서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야누스처럼

아수라 백작이 된답니다.

 

쌍둥이 화분

 

변해버린 부부의 모습 속에서 대화를 대화로

풀기 위해선 각자 어떤 노력과 이해의 태도가

필요한 걸까요?

 

우선 화성에서 왔다는 남편들은 여자들의

대화법에 대한 학습이 좀 필요한 것 

같답니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무한 재생 반복

기능이 있어요. 그러니 여러분의 배우자가
쉼 없는 되풀이의 말을 하더라도 

짜증 내거나 노하는 것을 줄여나가는

인내를 먼저 연습하셔야 할 듯해요.

 

듣기 싫은 말을 반복할 때마다 이것도

훈련이다 생각하시면서요.

싱 어게인 좋아하시잖아요.

한번 더 앵콜을 요청하세요.

아마 부인들이 제 풀에 지쳐서라도 

쉴 것 같아요. 기계도 풀가동하면

부화가 걸려 멈추게 되는 것처럼요.

 

나라사랑 애국가도 동해물부터~ 길이

보전하기 위해 4절까지 있고,

사랑의 세레나데도 최소 2절에

도돌이표 반복, 길면 후렴구까지도 있잖아요.

 

성경도 보세요.

구약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929장 23,145절

신약도 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260장 7,957절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총 66권이랍니다.

 

버섯 콩나물국 by 할미꽃소녀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죠.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다.

악처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라고요.

만약 피곤한 부인을 옆에 두고 있다면

그 남편들은 세상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인생의 깊이와 의미를 매일 새롭게

공짜로 알아가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원래 여자들은 역할극을 잘하는

타고난 재연배우랍니다.

1인칭이었자가 3인칭이었다가
사람이었다가 구미호로 변신했다가
주인공이었다가 엑스트라도 잘

소화합니다.

 

재연배우의 역할에 따라 이야기를 들을

때도 핵심 인물과 주제 파악은

확실히 밑줄 쫙하시며 머릿속에

요약정리하세요.

가끔씩 복습 내용을 확인차 물어볼 수도

있으니까요.

(다이어트를 위해 자동 금식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이 충고를

패스하셔도 되고요!)

자동차에도 항상 엔질 오일이 필요하듯이

입술에도 가끔씩은 기름칠이 필요해요.

그래서 맞장구 기법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왜냐고요, 여자들은 리액션을 좋아하니까요.

 

여자들이 말을 할 때는, 수다를 늘어놓을 때는

어떤 해결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가끔씩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늘어놓더라도 앞 뒤를 따져 분석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냥 리스닝 훈련이다

생각하고 들어 주시면 된답니다.

 

호박 오뎅국수 by 할미꽃소녀

 

 

그러면 금성에서 왔다는 부인들은

어떤 대화의 팁을 공유하면 좋을까요. 

 

남편과 대화할 때는 가능한 결론부터

직진하세요. 서론, 본론에서 너무 

시간 끌다 보면 남편들은 결론은 채 듣지도

못한 채 중간에서 지치더라고요.


주제도 가능한 두괄식으로 주어와 동사에

집중하면서 서술어나 수식어 감탄사 및

은유적 메타포는 생략하시고요.

빙빙 돌려서 하는 말들은 이해도 늦고,

심지어 기분 나쁜 오해까지

불러일으킨답니다.

 

여자들은 보통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데

남자들은 한 번에 한 가지씩밖에 못한다는 걸

결혼 생활하면서 알았어요.

이해의 방법과 속도가 다른 남편들을 위해

중간중간 핵심 정리는 해주시되

가능한 반복어는 자제하시면 좋겠네요.

 

나이 들수록 자꾸만 남편들이 마치 고장 난

물건처럼 느껴져요. 그러니 아내의 마음속엔

불편한 마음이 생겨나고, 

나의 방법대로 내 목적과 취향대로

남편을 편리하게(?) 고쳐 사용하려고 합니다.

 

어느 목사님 말씀처럼 주님 앞에 갈 때까지는

리사이클링이 안되니, 그저 생긴 대로 태어난

대로 쓸 수밖에요.

리펀드는 더더욱 안되고요.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만 받아도 대화가 즐겁습니다.

만날수록 즐겁고,

말을 주고받을수록

마음이 후련해지지요.

 

호박 오뎅국수 by 할미꽃소녀

 

금성에서 왔든 화성에서 왔든

우리가 만난 곳은 지구이니

이곳을 떠날 때 까지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것이 좋은 대화의 출발점이겠지요. 

 

결혼의 시작은 함께 했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마라톤의 완주는 혼자 쓸쓸히

할 수밖에 없기에

"인생은 미완성"인가 봅니다.

 

서로가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살다,

어쩔 수 없이 이별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는

가정의 화평을 위해

힘써 노력해야겠지요.

 

세계평화는

든든한 독수리 5형제에게 맡기시고요.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