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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길

 

 

2021년은 어떤 길로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할까요?

저의 2021년 시작은

소가 한 마리면 "소원"이라는 한국의

가족이 보내준 인터넷 재밌는 유머로

시작되었답니다.

읽는 순간 한글 x영어 콜래보가 나름 괜찮네

싶어 할미꽃소녀의 마음대로

여러 가지 소 시리즈를 나름대로 만들어

보았어요.

 

소가 더우면?  소핫 so hot

소가 추우면?  소쿨 so coooooool

소가 별로면?  소소 so so

소가 나쁘면?  소민 so mean

 

아무 반응이 없자 세상에서 제일 좋은 소는?

 

살인미소..까지

날려 보냈으나,

 

팬데믹에 다들 몸이 지쳐서인지 마음들이

모두 시베리아로 여행 갔나 봅니다.

또 유튜브에 워낙 재밌는 글이 넘쳐서인지

웬만한 핵유머가 아니면 그냥 프리 패스가

되어버렸나 보고요.

 

가장 가까이 있는 영감 탱구는 물론

썰렁한 얘기를 해도

좀 너그럽게 받아줄 것 같은

이들도 똑같이 약속이나 한 듯

리액션이 없어요.

아마 새해부터 쓸데없는 립 서비스는

안 하기로 했나 봐요.

... 난 이제 기다림에 지쳤어요, 땡벌 땡벌..

어느 순간 훈아 오빠 노래가 마음에

짠하게 와 닿네요.

 

대답 없는 메아리에 지쳐갈 때,

저는 잠시

2020년까지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뒤돌아보게 되었지요.

사실 팬데믹 전에는 저의 이민생활도

그야말로

앞만 바라보며 직진했던 삶이었는데요.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면 이민 생활

16년 만에 돌고 돌아

이곳 원 베드룸으로 이사 왔답니다.

 

가족이 함께 9년간 길다면 긴 시간 살던

타운 하우스를 팔고 이사 오기 하루 전

참 많이도 울었죠.

 

소중한 공간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기쁘고

슬프고 아쉬운 추억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편안하게 가족과 하나 되지

못했던 그 시간들이 참으로 안타까왔기

때문이었죠.

 

우리 부부는 일 년 내내 일하느라,

자녀들은 공부하고 학교 적응하느라,

같은 공간에 있었으나

각자 다른 고민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왔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모든 이민 가정의 상황이 다르지만

저의 경우도 쉽지만은 않은 이민생활의

연속이었으니까요.

늦둥이이자 둘째인 막내가 대학을 가면

집도 다운사이징하리라,

미니멀 라이프로 살리라,

 

그렇게 계획은 했어도 막상 오랫동안

하고 있었던

비즈니스가 어려워지자

매일매일 마음이 고장 난 신호등처럼

꺼져 버렸답니다.

그래서 어쨌든 집을 정리하여

비즈니스에만

몰두하는 것이 좋겠다는

빠른 결심이 들었고요.

손해는 보았지만, 더 큰 손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했던 거죠.

 

그런데 비즈니스와 가까운

타운 주변에서는

예산과 거리등 조건에 맞는

투 베드룸 찾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대학생 성인 아들 때문에 투 베드룸이

절실하였지만,

아파트 매니저의 답변은 3년 이상

기다려야 한대요.

결국 갖고 있던 모든 물건의

약 90퍼센트를 버리고서야

이사를 했지요.

 

 

집 앞 들꽃  by 할미꽃소녀

 

 

그렇게 미니멀 라이프는 시작되었고요.

청소도 정리도 별로 필요 없이

간단간단하게

나름 있는 그대로에

만족할 수 있는 생활이었어요.

그런데 이사 두 달 후 바로 3월에

팬데믹이 시작되었어요.

그 엄청난 영향으로 비즈니스마저

갑자기

정리하게 되었답니다.

 

다시 새로운 일의 시작과 함께

변화된 2021년.

1월의 반이 벌써 지나고 나니,

이 길이 맞는가 싶어

스탑 싸인 앞에 잠시 서보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끔씩은

뒤도 돌아보고,

옆도 함께 살펴보고,

앞도 바라보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네요.

 

현실은 찬바람 쌩쌩 불어 냉정하기

그지없어요.

별다른 탤런트 없고 꾸준함 없었던

저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되어 기가 죽네요. 

그래도

"Just the way you are"

있는 그대로 내 모습대로,

받아들여야겠죠.

 

집밥을 사랑하며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며

저를 위해,

또 사랑하며 아껴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소박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내일의 요리는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