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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 다리위에서의 유머

새해 들어서 아침 일찍 남편과 함께

조지 워싱턴 다리 George Washington Bridge

건널 일이 있었답니다.

 

다리 이름이 길어서 여기 미국 친구들도

GW 브릿지 라고 부르고,

뉴저지 및 뉴욕에 사는 한인들도 조다리

라는 애칭으로 줄여(?) 부르는데요.

 

조지 워싱턴 브릿지 George Washington Bridge

 

 

뉴저지나 뉴욕에 오래 살았는데도 만약

조다리 라는 명칭을 오늘

처음 들었다면  

그런 분들은 정말 화성에서, 금성에서

오신 분이 맞는 것 같은데요.ㅋㅋㅋ

 

그날은 모처럼 한가로운 토요일 이른 시간

이었기 때문일까요. 트래픽도 적었고,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 햇볕이 쏟아져

잊어버리고 있었던

좋은 필이(?) 발동해서

누군가에게 언뜻 들었지만

마음에 남았던 

조다리 유머가 떠올랐어요.

 

 

선물 꽃상자 by 향기나는 분들

 

젊었을 때 이민오신 한 분이 계셨는데요.

삶이 어찌나 고단한지 그저 눈뜨면 일어나

뉴저지에서 조다리를 건너 뉴욕시 맨해튼으로

쉬는 날도 없이 주구 장장 일만 하러

다니셨답니다.

 

생활도 너무 바쁘다 보니 영어공부에

신경 쓸 여유도 없고, 

또 자녀들과는 한국어로만 소통하니

집에서는 영어의 불편함이 덜했고,

일 관련해서는 주로 한국 분만 만나다 보니

이민 30년이 지났는데도 

영어 실력이 제자리걸음이셨대요.

 

또 기본 생활을 위한 생존용 비즈니스 용어만

간략히 쓰다 보니

전문 영어를 구사할 일도 없으셨나 봐요.

 

그분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신 건

아마 늦은 연세에 시민권을 신청한 후였던

것 같아요.

합격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셨답니다.

영어 공부가 아니고, 

주요 예상문제에 대한 

답을 외우는 식으로 말입니다.

 

몇 달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인터뷰 날이

왔고, 그동안 답은 줄줄이 열심히도 외웠지만

영어 인터뷰를 하려니 얼마나 마음이

떨렸겠어요.

 

암튼 통역 신청은 안 하셨는지 못하셨는지,

시험관 앞에 서게 되었다고 해요.

시험관의 첫 질문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답니다.

 

답은 조지 워싱턴

George Washington(1789~1797)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이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미국 1달러 지폐의 주인공이지요.

미국인이라면 아마 누구나 알고 있는

미국의 제1대 대통령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많은 인물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는 위대한

분으로 꼽힌답니다.

 

 

시민권 인터뷰를 위해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하셨으니 답은 알고 계셨겠지만,

이 첫 질문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조지 워싱턴 브릿지

George Washington Bridge

라고 답하셨다네요.

 

브릿지라는 단어는 다리라는 뜻이잖아요.

매일 일에 치여서 허드슨 강을 여유롭게

바라볼 시간도 없이

기계처럼 조다리를 수십 년 건너 다니다 보니

어느새 조지 워싱턴 브릿지가 입에 

꼭 붙었겠지요.

 

영어의 뉘앙스 때문에 이해가 다르다면

다음과 같은 한글 버전 문항으로 바꿔봤으니

그 느낌을 읽어보세요.

 

문제 1 조선시대 제4대 국왕으로

한글을 만드신 분은 누구일까요?

 

대답 세종대왕 만원권

 

문제 2 임진왜란 때 난중일기를

쓴 조선 최고의 장군은?

 

대답 충무공 이순신 동상

 

어쨌든 그분은 탈락의 위기를(?) 잘 넘기고 

시민권 시험에 무사히 합격을 하셨다는

조다리 해피 엔딩이었으니 다행이지요. 

 

 

스로그스 넥 브릿지 Throgs Neck Bridge

 

조다리는 특히 뉴저지 거주자에게는

뉴욕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요.

 

뉴저지주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포트리와 뉴욕 맨해튼을

연결해 주고 있는 다리로,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허드슨 강 위에 1962년 건설된

현수교라고 해요.

 

원래 명칭은 허드슨 강 다리

Hudson River Bridge

였는데,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조지 워싱턴 다리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뉴욕주 동부를 흐르는 허드슨 강은

2009년 실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모티브로 한 감동 실화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Sully

을 보셨다면 잘 아실 거예요.

 

뉴저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뉴욕시로 나가거나

뉴욕으로 가기 위해서  

홀랜드 터널 Holland Tunnel

또는 링컨 터널 Lincoln Tunnel을

거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이 다리를 넘어가야 한답니다.

 

처음에 이 다리를 지날 때 특이했던 건

통행로가 상하 2개 층으로 된 점이에요.

위층은 왕복 8차선,

아래층은 왕복 6차선이라고 하네요.

철골 구조가 드러나있어서

미적인 느낌이 덜 할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오히려 연결된

철골선이 아름다워서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

 

 

저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몇 년 전에 조다리 게이트라는 이슈로

시끄러웠어요. 한때 공화당의 차기 대권

1순위로 손꼽혔던 풍채 넉넉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이 문제로 대권 도전도 물거품이

되고 그 높던 인기도 한순간에 다

사라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다리를 한번 건너시려면 항상 엄청난

교통량과 혼잡한 체증을 감수해야

한답니다.

조다리를 한번 건너갔다 오면 없던 화도

뉴저지 사람들에게 생기니까요.

예상 거리는 나와있어도

예상 소요 시간은 가늠이 안되니,

그저 아침에 출발하면

설마 24시간 안에는 도착하겠지 라는

느긋한 자세로 버텨야만 정신건강에

좋아요. 

 

특히 이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다리 중 하나여서 그런지

운전하다 보면 수리 공사와 사고가

없는 날이 이상할 정도랍니다.

 

피크 타임과 오프 피크 타임의 통행료가

다르기는 하지만 통행료도 쫌 비싸요.

현금 지불 시에

약 $16(17,500원) 정도이니,

뉴저지와 뉴욕 출퇴근자들의

허리가 휜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어요.

 

조다리를 거치든

양다리를 걸치든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가능한 여러

미션을 한 번에 다 마쳐야겠어요.

 

 닭칼국수, 굴석박지 and 동치미 by 할미꽃소녀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화와

스트레스가 스멀스멀 올라오면

어떻게들 마음을 다스리시는지요.

 

화가 날 때는 10까지,

화가 너무 많이 날 때는 100까지

세라고 하는데,

조다리를 건너려면 아마

10000까지 세어도 왕짜증이

멈추지 않겠는데요.

 

그러니 머리에 뚜껑 열리면

화 anger를 수학으로 

풀려고 하지 마시고,

잠깐의 유머로 그 열린 뚜껑을

닫고 식혀보심이 어떨는지요.

 

어쨌든

삶은...

 

달걀이니까요.

 

저의 현재 진행형인 유머는 다음 글에서

만나면 어떨까요?

원하시면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