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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 파스타 같은 스몰 톡 small talk😜


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저의 저녁 메뉴는 잡탕이 되었답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주부 초밥짱과 알프레도 소스를

꺼내놓았어요.


하루의 에너지를 다 쓴 탓에
뭐든 다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수다로 아웃풋이 많았던 하루였기에

빨리 인풋이 필요했으니까요. 

😛😛😛

 

 

 

알프레도 파스타1 by 소니아

 

 

 

만약 오늘 하루를 음식으로 표현한다면,

"알프레도 파스타"라고 쓰렵니다.

 

왜냐면 수퍼 크리미한 알프레도 파스타처럼 

저의 마음을 녹여준 

특별한 스몰 톡 small talk이 있었거든요.   

팀은 다르지만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
세 아줌마의 수다 배틀. 

 

직장 휴게실에서의 런치타임은 

언제부터인지 점점 더 조용해지네요. 

요즘엔 주로 각자의 셀폰에만 집중하죠. 

함께 있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자유라고나 할까요. 

더군다나 저는 아무래도 영어가 부족하니,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는데 어려움이 있죠.

 

하지만 오늘은 쓰리맘의 수다로

침묵 속 휴식이 잠시 깨지고, 

저희에겐 갑자기 의외의 동지애가

생긴 것 같았어요. 

 

매일같이 립서비스처럼 주고받는
의미 없는 날씨 얘기도 아니었고, 
렌트비에 생활비에 쑥쑥 빠져나가는

쥐꼬리 통장 얘기도 아니었고, 
오늘의 대화는 

엄마들의 영원한 주제 바로 자녀였답니다.  

첫 이야기의 시작은
수퍼볼의 해프타임쇼 공연 시청 후기~

수퍼볼은 끝났지만 임신한 상태로 

해프타임쇼 퍼포먼스를 장식한  

팝의 여왕 리한나의 무대에 대한

소감이었죠. 

 

그날의 공연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가 

오고 갔지만,

아마도 리한나의 베이비는
수퍼볼 해프타임 역사상
아마도 최연소 아티스트일 것이라는

조크로 마무리했답니다.  
😎😎😎

 

 

 

 

알프레도 파스타2 by 소니아

 

 

 

이미 성인이 된 아이들의 삶을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할 수밖에 없는

저와 성실맘 카밀라에게는 이제

자녀를 키우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없어요. 

 

하지만 지금 한창 어린 아기를 키우고 있는
스므살의 싱글맘 M의 상황은 

달라도 한참 달라요.  

인생의 바쁜 시기를 살고 있기에 

늘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는 것은

그녀의 표정 속에서 눈치채고 있었지요.

 

그녀의 출산 스토리는

작년부터 대충 알고 있었어요.

12학년 때 남자친구와 하트불이 켜져서

갑작스럽게 아기가 생겼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딸을 낳았다고 했거든요. 

 

이후 남자친구와

동거도 결혼도 하지 않고 헤어지고, 

지금은 연락도 끊은 것 같아요.

6개월 넘게 같이 일하면서

M과 가끔씩 나누는 일상의 대화 속에

남자친구 얘기는 한 번도 없었거든요. 

 

생각했던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아기 양육을 위해 어떤 일이든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녀의 예민한 사생활에 대해 

제가 먼저 물어본 적이 없어요.

 

리한나가 출산할 세컨 베이비로 시작된

자연스러운 워킹맘 입장에서의 질문은

"그럼 네가 일할 때 아기는 누가 보니?"라고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대답은 엄마와 아빠가

케어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녀의 수입으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기엔

버겁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요. 


다가오는 주말이 딸의 첫 번째 생일이어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작은집에서

조촐한 축하파티를 할 거라고 말하는 

그녀의 눈이 촉촉해졌습니다.

 

 

 

유부초밥1 by 소니아

 

 

 

셀폰으로 보여주는

그녀의 앙증맞은 딸의 모습에 
이름을 물어보니 엘 Elle이라는 거예요.

와우~ 나 이 사랑스러운 엘이라는 이름, 

너무 좋아해.

리갈리 블론드 Legally Blonde

<금발이 너무해>의 

여주인공 이름이 바로 엘이잖아.

 

뮤지컬로도 영화로도

이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익숙한 이름이었으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신의 딸 이름이 맘에 든다는 
저의 말 한마디가
그녀에게는 살짝 힘이 되었는가 봅니다. 

 

 

 

 

유부초밥2 by 소니아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에

제가 더 신나서 한마디 덧붙였지요.
" 와, 네 딸 똑순이가 자라서 
영화 속 주인공 엘처럼 하버드 가겠네"
그랬더니 M이 넘 좋아하는 거예요.

😍😍😍

 

 

미국이나 한국이나
아이비리그를,

스카이를

갈 것이라고 칭찬을 하면
아마도 싫어할 엄마들은 없을 것 같아요. 

 

만약 누군가 인생을 살아보니 

"공부가 전부는 아니더라" 

라고 말을 한다면, 

공부 말고 조금은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에게는 이 말이 나름 설득력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타고난 탤런트가 없다면 

그나마 공부를 잘함이

험난한 인생을 무난하게 이끌어주는 

하나의 키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각자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좋아할 수밖에 없기는 해요.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M에게  
어린 딸을 키우는 애틋함과 사랑이 
얼마나 깊을지, 또한 그녀의 삶의 무게가 

 어떠할지 세심히 가늠되지 않았지만,

제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리한나가 해프타임 퍼포먼스 중 불렀던 

12곡 가운데 마지막노래가
다이아몬드 Diamonds였는데요.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몬드 수저 같은

리한나의 베이비와 M의 베이비가

제 머릿속에 오버랩되어 

인생의 출발은 어쩔 수 없이 

불편하고 불공평한 현실임을 

다시 바라보게 되네요. 

 

하지만

시작은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닐지라도

마침의 순간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시작과 마침은 바뀔 수 있다는 것, 

마침은 내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긍정의 단어는 

오늘의 다이어리에 꼭 써놓고 싶답니다. 

 

또한 영화 속 주인공 엘처럼

온갖 노력 끝에 들어간 하버드에서 

진실한 사랑을 깨닫고

자신만의 인생길을 개척하며 사는 것처럼,  

M의 딸도 씩씩하고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잔잔한 축복의 말을 건네게 되었습니다. 

 

 

 

디저트 by 소니아

 

 

 

런치타임에 나눴던 짧지만 깊었던

대화를 생각하면서 만든 

알프레도 파스타와

유부초밥. 

 

긴 링귀니 면만 삶아서 준비한 뒤, 
베이질이 들어간 알프레도 소스를 붓고 

빨간 피망과 푸른 파슬리만

 싹싹 썰어 넣었는데도 

훌륭한 맛의 파스타가 되었네요.

 

또 촛물 다된 유부와 소스가 들어있는 제품엔 

유부를 따뜻하게 덥혀서 밥만 넣으니 

완전 초밥짱이 되었네요. 

 

저는 어쩌다 이렇게

사기꾼 요리사가 되었을까요? 

 😁😁😁

 

알프레도 소스의 버터향이 가득한

조그만 키친에서

내일을 위한 런치박스를 준비하면서

어떤 수다꽃이 필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자뻑을 뿜어내면 냄새지만,

자신의 매력이 흘러넘치면 향기.

당신은 냄새나는 사람인가?

당신은 향기 나는 사람인가?

 

누군가가 써놓은 냄새와 향기의

짧은 글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냄새나는 사람이 아닌, 

향기를 전해주는 존재로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런치박스 by 소니아

 

 

 

스마트폰으로 인해 마음도 닫고

대화도 사라진 일상 속에서
모처럼 서로의 마음속을 들여다본

색다른 하루였지만, 
내일은 또다시 침묵의 휴게실로

돌아가겠지요. 

 

그러면 내일 런치타임엔

혼자만의 고독을 씹으며,

셀폰을 친구 삼아 파스타를 먹어야죠.  

 

만약 알프레도 향기가

방울뱀이 스르르 담 넘어가듯 퍼져서, 

누군가 제게 다정하게 한마디를 건넨다면 

오늘처럼  

콩클리시 수다꽃이 활짝 필지도 몰라요. 

😜😜😜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소통과 공감의 하트빵🧡 잊지 마시고요.
잔잔한 삶의 이야기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