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오늘은 그린 푸드, 풀떼기 식단

대학시절 유난히 성격도 명랑하고,

목소리도 은쟁반에 옥구슬 같은

씩씩하고 마음 고운 한 친구가 있었는데요.

어느 날 하루는 기분이 많이 상해서

도대체 이해 안 가는 일이 있다고

씩씩대면서요.

 

자기 성씨는 분명히 흔하지 않은 성인데

눈에 보이는 길가 글마다,

특히 별로 좋지 않은 문구마다

 

예를 들면

"이곳에 소변 누면 형사 고발함.

주인 백." 

이렇게 말이죠.

 

자기처럼 온순한 백 씨들이 때로는

무척 과격하게 사람들을 위협하는 글을

써놓은 것을 보면 화가 난다면서요.

 

지금이야 세련된 문구에 다듬어진 문장으로

전자판 광고가 흔하지만,

당시 80년대만 해도 전봇대나 가게 앞이면

다소 촌스럽고 다듬어지진 않은 문장으로

쓰인 손글씨 전단지나 벽보가 아주

흔했거든요.

 

여기서 주인 백(白)이란 아뢴다 라는

한자 뜻인데요,

 

즉 주인이 알린다라는

의미지요.

 

그 친구는 백 씨 성을 가진 주인들이 매번

글을 쓴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날 백 씨의 의미를 알고 둘이서 함께

깔깔 웃었던 추억이 있네요.

 

(은실이 이 글 보면 언젠가 만날 수 있을까,

못 본 지 30년 되었지.)

 

 

유기농 우유 from 풀 먹고 자란 소

 

뜬금없이 성씨 last name를

왜 꺼내었냐고요?

 

요즘엔 죄다다 소가족인 것 같아서요

소가족 small family 말고요,

소가족 cow family요.

 

옛말에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가 된다는데

지금은 저녁 먹고 나면

온 가족 구성원이

자는 시간까지 소파 속에

이불속에 계속 누워서

셀폰을 끼고 사니

 

집집마다

늙다리 소,

사춘기  소,

여우 소,

늑대 소,

심지어 애기 소까지,

다들 소가죽을 뒤집어쓴

소 패밀리가 되었다니까요.

 

남편보다 더 가깝고

부인보다 더 친근하고

친구보다 더 내 맘 알아주고

연인보다 더 스윗 하니,

슬플 때 슬픔을 반으로 나누고

기쁠 때 두배로 기뻐해 주는

유튜브와 함께 말에요.

 

눈팅으로만

손가락 운동으로만

대화를 하다 보니

우리 집도 서로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는

날도 있게 되더라고요.

이럴 때마다 마음 한편이 쓸쓸해서

수다 왕인 저는 주제곡을 불러보죠.

 

흔적 없는 거리거리마다

말 못 하는 사람들뿐이야

어서 말을 해!

어서 말을 해!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 중에서

 

 

유기농 우유 from 풀 먹고 자란 소

 

이왕 소가족이 되었으니

풀 먹고 자라는 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그래스 페드 Grass Fed란

목초지에서 풀을 먹여 키우는

사육 방식이랍니다.

넓은 초원에서 방목되어 자유롭게 자라니

소들의 운동량도 많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을 준대요.

그러니 특회 담백한 고기 맛을 선호하는

분들의 입맛에 더 맞는다고 하네요.

 

평소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저도

그래스 페드 우유를 마시면

그 특유의 담백하고 은유한 맛 때문인지

입안의 느낌도 좋고

몸이 편안해진답니다. 

 

더군다나 유기농,

즉 오개닉 organic 식품은

농약이나 유전자 변형 등 건강을 위협하는

나쁜 요소로부터 그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니 우리 몸에 유익하고요.

 

 

나리 나리 미나리 by 할미꽃소녀

 

이왕 소 패밀리 되었으니,

매일 넓고 푸른 목장에서

좋은 풀 먹고 신선한 공기 마시며

자라는 그래스 페드 소만큼

건강하고

담백하게

살아야겠어요.

 

유기농 브로콜리니  Broccolini by 할미꽃소녀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 밥상은

기름기 하나 없는

100퍼센트

그린 푸드

풀떼기 식단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