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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읽는 당신의 마음

 

 

 

집밥 월남쌈1  by 할미꽃소녀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고요?

하트가 뿅뿅 날린다고요?

눈으로 말한다고 하지요.

눈을 보면 마음이

보인다고 하는데요.

 

화려한 월남쌈을 만들어놓고 보니

입에서 침은 뚝뚝 떨어지는데요.

잔머리를 굴리듯

눈탱이 밤탱이 되도록 돌려봐도

눈 대화는 어렵네요.

 

제가 눈 읽기 대화법을 곰곰이
분석해본(?) 결과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대다수가 무표정이어서

(아님 화난 표정?)

아무래 눈을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버퍼링이 안돼요.

 

더군다나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코 입이 가려져

눈만 보아서는 표정 읽기가

더 어려워진거죠.

 

연예인들은 좀 다르더라고요.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사진이나 영상,

인터뷰를 보면

확실히 그 사람들의 눈에는

표정이 살아있어요.

 

타고난 재능이자

예술적 표현일 수도 있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면서

인기에 민감하기에

직업의 일부로 연습해서

얻은 표정 훈련일 수도

있겠더라고요.

 

 

 

집밥 월남쌈 2 by 할미꽃소녀

 

 

저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8시간 이상을

마스크를 쓰고

팀원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운동장만큼 넓은 키친엔

항상 밝은 음악이 나와요.

가뜩이나 안 들리는

블라블라~~~ 영어에

음악까지 섞여서

정신 사나운데

대화 중에

도대체 그 중요한

입 모양이 보이질 않으니

정말 속 터지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팀 리더가 음식에 대해

뭔가 지시하려고 하면,

우선은 몸은 잔뜩

긴장하게 되고,

저도 모르게 눈에선

초강력 레이저가 발사됩니다.

팀 리더의 안경까지도

그냥 팍 뚫을 

기세로요.

 

아침에 충전된 에너지를 다 쓰고

저녁에 집에 오면,

역시 스쿨버스 일 마치고 돌아와

피곤한 남편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눈이 반 이상 게슴츠레

감겨있어요.

 

남편이 얘기할 땐 제가 졸고 

제가 얘기할 땐 남편이 조는

수면 대화법이라고나 할까요.

 

온라인 수업하는 아들은

컴퓨터만 뚫어져라 보며

저에겐 눈길조차 주질 않으니

눈인사도 할 수가 없고요.

 

가까운 이들에게

카톡을 날려보죠.

눈팅으로도 반갑고,

답까지 받으면 더 반가운데

손팅의 대화라 그런지

어떤 때는 그냥 일상적인

안부 인사만 오고 갈 뿐

깊은 속마음 터놓기는

어렵더라고요.

 

 

 

도토리국수 by  할미꽃소녀

 

 

 

미국에 와서 일을 시작하면서,

저에게 꼭 필요한 충고 한 가지는

대화할 땐 반드시 상대방과

아이 컨택을 하라는 것이었어요.

예전의 한국적인 정서로는

사람을 뚫어지게,

특히 윗사람을 쳐다보는 것이

다소 당돌하고 공격적인

느낌이었잖아요.

 

지금이야 인식의 변화로

자연스러운 눈 맞춤이

당연하게 여져지지만요.

 

저는 사실 눈이 약사시여서

상대방에게 눈 초점을 맞춰

마주 보기가

어렵답니다.

대화는 눈과 입 그리고 귀로 다

이뤄지지만, 특히 

눈 맞춤이 중요해서

올바른 시선 처리가

기본 예의인데요.

 

곁눈질하며 치켜뜨거나,

눈을 외면하며 다른 곳을 보거나

깔보는 표정, 음흉한 표정은

다들 싫어하잖아요.

 

마음의 창문이라는 눈 대화법에

대한 전문가 분들의 좋은 글들은

인터넷에 넘쳐나니

저의 글에선 생략하렵니다.

 

 

 

참치회덮밥 & 모밀국수 by 할미꽃소녀

 

 

다만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진실성과 자신감을 어필하기 위한

아이 컨택과 시선처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보되

코나 귀, 입술, 턱 등 얼굴을

골고루 보며 자연스러운 눈 맞춤이

원만한 관계 형성에 효과적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

참 어렵기에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오히려 귀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

 

눈보다 귀를 열어서

말하는 것보다

듣는 분량이 많은 사람이 되기를

노력해야겠다는 것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하고 싶은 얘기를

들어주며,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반응하는 편안한

경청자가 되도록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것입니다.

 

백신 접종으로

단체 면역이 생겨서

얼른 이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코털 삐져나온 콧구멍도 보고

이빨에 낀 고춧가루도 보고

김칫국물 튄 턱수염도 좀 보면서

대화할 수 있기를

기다려봅니다.

 

그러나

마스크 벗자마자

그동안 참고 참았던 내 하고 싶은

말들 쏟아내느라

입만 열어놓으면

서로 간의 마음의 문은

코로나 이전보다도

닫힐 것 같네요.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하나인 이유는

말하는 것의

두배를 들으라는 뜻이라잖아요.

 

잠잠히 닫아야 할 입을

관리하지 않으면,

열어야 할

귀를 훈련시키지 않으면

"차라리 

마스크 쓸 때가 더 좋았어"

그런 한탄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맘껏 편안한 환경에서

대화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부지런히

귀 훈련을 해야겠어요.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

 

<탈무드 중에서>

 

 

아파트 앞 봄꽃  taken by 할미꽃소녀

 

 

귀를 열려니 우선

귓구멍 청소를 해야겠어요.

벌써 바이오닉 우먼

The Bionic Woman

소머즈의 로봇 귀처럼

뚜뚜뚜뚜 열린 분이 있으시다고요?

너무 열리면 부작용이 따른다는 걸

아시는지요?

 

누군가 나에 대해 쏟아내는

줄줄이 사탕 험담을

다 이어 붙이면

아마도

화성은 저리 가라

태양계 행성을 죄다다

몇 바퀴는 돌겠는데요.

누구나 장점이 있는 것처럼

단점도 

갖고 있으니까요.

 

오늘의 결론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했는데

귀에는 더 쓴 것 같으니,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나를 위한 발전으로라도

내 귀를 활짝

열어두자,

 

그러니

웃을 때 이빨에 낀

고춧가루 보이니 빼라는

쓴소리는 땡큐😍

 

하지만 콧속에 보이지도 않는 

코딱지까지 정리하라는

선을 넘는

참견은 노 땡큐😬

 

각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쓸데없이 까는

뒷담화는 너그럽게

신경 끄며 패스😵

 

매 순간 눈도장은

팍팍 찍으시면서

 

막힌 변기 뚫듯이

귓구멍을 뻥 뚫어놓자고요.

귀도 열었으니

이참에 지갑도 좀 열어놓으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