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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동네 영화관에서 본 한국영화 미나리

지금 여러분의 흘러가는 인생을

영화로 표현한다면 어떤 장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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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이 넘치는 음악영화면 더 좋고

잔잔한 다큐멘터리도 좋지요.

 

죽음을 넘나들며

스릴이 폭발하는

공포영화만 아니라면

어떤 장르이든지

인생은 (그런대로)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괜찮은 거 아닌가요?

 

혹시  사랑과 전쟁이시라고요?

하지만 반전과 재결합이 있으니,

결론이 해피엔딩이면 

Everything is OK!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처럼요.

All's well that Ends well.

 

미국 이민생활 20년여 년이

되어가는 우리 가족 네 명이

유일하게 이견없이

함께 즐기는 취미가

바로 영화보기랍니다.

 

그래서 미국 영화는 물론

이곳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중,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려주고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영화들은 거의 다

함께 보았답니다.

 

명량(2014)

암살(2015)

밀정(2016)

신과 함께(2017, 2018)

택시운전사(2017)

안시성(2018), 공작(2018)

남산의 부장들(2020) 등은

물론이고요.

 

2019년 개봉되어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2020년에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 Parasite 은 특히

저희 가족에게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네요.

 

갑자기 왜 영화 얘기냐고요?

화제의 영화 미나리 Minari를

남편과 둘이서 번개로

보았거든요.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바쁘니 아쉽게도

넷이서 시간은 못 맞췄네요.

 

그동안 영화관이 참 그립더라고요.

작년 3월 코비드로 인해

영화관 셧 다운 이후

거의 1년 만에  재개관하였는데요.

(아직도 닫혀있는 동네 영화관도

많고요.)

 

1년 만에 영화관을 찾았는데
미나리를
선택한 이유는

영화의 내용처럼

바로 제가 지금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고 있기 때문이고요,

 

또 다른 이유는

미나리가 2020년 북미 최대

독립영화 잔치인

선댄스영화제 

Sundance Film Festival에서

미국 영화 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던

영화이기 때문이랍니다.

 

선댄스영화제 수상작품이라면

제가 꼭 한 번씩은 보고 싶더라고요.

 

영화관 문 앞에 

요렇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

라는 문구와 함께 자랑스러운

포스터가 딱 걸려있으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영화관 입구 포스터 taken by 할미꽃소녀

 

 

 

영화관 곳곳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social distance

 

 

 안내문1  taken by 할미꽃소녀

 

 

마스크 착용 필수 등에 대한

관람객 안내 싸인이

곳곳에 부착되어 있네요.

 

 

안내문2 taken by 할미꽃소녀

 

 

영화관내의 모든 시설물은

안전하고 청결하게 방역을 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고요.

 

넷플릭스로 보는 영화감상도

좋지만 이렇게 영화관을 직접 방문하여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보는 것을

즐겨하니, 저희는 어쩔 수 없는

아날로그형아재와 아줌마랍니다.

 

 

영화관1 taken by 할미꽃소녀

 

주말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거의 없으니

얼마나 맘이 짠하던지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소리도 지르고 박수도 치며

팝콘, 나초와 콜라를 즐기면서

영화 보았던 때가

먼 옛날같이 느껴졌네요.

 

 

 

 

영화관 2  taken by 할미꽃소녀

 

 

 

미국인들에게 자막으로

보는 외국영화는 아무래도
관심이 덜한 편인데요.

 

보통 한국영화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영화관에서 주로 상영했는데요.

 

그래도 기생충은 꽤 많은

동네 영화관에서 개봉되어

뜨거운 관심 속에 상영되었답니다.

 

이번에 미나리도 제가 사는 

뉴저지의 동네 영화관에서

상영하니 넘 좋았어요.

하지만 반응은 기생충 때보다는

많이 조용한 것 같답니다.

 

213석 수용 가능한 좌석에서

저희와 백인 커플 2명 모두 4명이

개인 영화관처럼 즐기며 보았어요.

 

더 많은 미국인들이 보면 

좋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컸지요.

영화에 집중하기 위해

내부 사진은 찍지 않았답니다.

 

미나리는  부모와 동반하는

13세 이상 자녀가 함께 볼 수 있는

PG-13 등급으로 상영시간은 

약 1시간 56분이었어요.

 

영화 보는 것은 즐겨하지만,

영화에 대한 깊은 지식은 

없기에 영화의 내용 등에 대한

자세한 리뷰보다는

이민자로서 공감했던
소감 위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영화 미나리는 한마디로

1980년대에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 가정의 이야기랍니다.

 

낯선 땅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부의 고단한 삶과,

이민 가정의 자녀로

살아가는 두 아이들의 성장,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온 할머니의

미국 생활을 보여줍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달라

부부는 갈등하고,

늙은 할머니와 손자는

문화적 차이로 맞지 않지만,

 

결국은 갖고 있었던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가족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얻게 되지요.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뤄서인지

영화를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쉽게 다가왔어요.

 

"미나리는 물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잘 자란다"는 영화 속 

대사가 나오는데요.

미국이란 새로운 땅에서

씩씩하게 정착하고

적응하는 이민자의 삶을

비유해서 영화 제목도

미나리인 것 같답니다.

 

어린 손자 데이빗과 외할머니의 

화해의 과정과 사랑의

에피소드가 아기자기했고,

 

등장인물들이 올려다보는

하늘엔 미국 지도 같은 구름 등이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삶을
꿈꾸는 듯한
은유가 좋았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마지막 장면이었죠.

 

화재로 인해

부부는 연기 나는 농장 속으로

들어가 농작물 상자를 옮기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불길을 빠져나와

앉아있는 장면,

 

화재로 인해 망연자실한 할머니를

잃고 싶지 않아,심장병 때문에 한 번도

달려보지 못한 손자 데이빗이

할머니를 부르며 뛰어가는 장면이

가슴 뭉클했어요.

 

모든 것을 화재로 다 잃었지만

넷이 함께 마루에 누워

자는 모습을 통해 이 가족이 비로소

하나 되었음을 보여주더라고요.

 

가족이란 평범한 소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는 점이

최근까지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정말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거둔

요인 중 하나겠지요.

 

오스카 6개 부문의 후보작에

올라있으니, 이번 4월 25일에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이 

조마조마

두근두근

기다려지네요.😍

 

이번에 수상하게 되면 

미나리 2를 한번 더 써야겠어용!

 

 

 

 

미나리 장아찌 by 할미꽃소녀

 

 

 

영화를 보고 온 저녁에

미나리의 잔잔한 감동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마침 며칠 전 사다 놓은

싱싱한 미나리로

밥상을 채려 보았어요.

 

미나리 잎과 향이

간장에 묻히는 것이 싫어서

심심한 소금물에

마늘과 생강 향만 더하고

할라피뇨, 파, 당근과

빨간 피망만 썰어서 슴슴한

미나리 장아찌로 만들었어요.

 

차돌박이로

솥뚜껑 운전을 했답니다.

동그란 손잡이에

마늘을 구웠어야 했는데

에구구 아쉽게 탈락...

 

 

 

 

차돌백이1 by 할미꽃소녀

 

 

 

한국에 있든 미국에 살든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늘 강 같은 평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끝없는 고난의 연속만은

아니겠지요.

 

 

 

차돌백이2 by 할미꽃소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결국엔 흘러 흘러

바다에서 만나는 것 아니겠어요?

 

약하디 약한

연약한 풀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 곳에서도

물만 있으면 꿋꿋이 자라는

원더풀 wonderful

원 더 풀 one the 풀

미나리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가족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요.
Everything's gonna be al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