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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앞 공원에서 만난 워라밸

 

토요일까지는

일도 바쁘고

예산에 맞춰 이것저것
재료 사서
집밥 제조하느라(?) 어수선해도

 

 

 

헤이든 공원1 taken by 할미꽃소녀

 

 

월요병 예방을 위해
일요일 오후에는

가능한 집에서 꼼작 않으며

숨쉬기 운동만으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냉장고 문만 열불 나게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한 주간 또 써야 할 에너지

재충전하기에 바쁜

 

말 그대로 집콕하는

저 같은 빈둥족에게

(빈둥지족은 아니고요)

일요일 하루는 너무 짧아요.

 

 

 

헤이든 공원2 taken by 할미꽃소녀

 

 

시작은 할매 스똬일~~😎

알람을 꺼놔도

아침이면 눈이 스르르

자동문처럼 열려요.

눈떠보니 대충 6시.

새벽 1시쯤 누었으니

5시간 만에 놀라운 기상이니

쉬는 날 씰데없이 부지런 모드네요.

 

근데 일찍은 일어났지만

실속은 없답니다.

한마디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인거죠.

 

아침 설거지는 최대한 미루고

알맹이 없이 오전을 보내고

잠옷 입은 채로

이른 점심까지 해치우고 나니

엥!!! 오후 1시,

 

저녁 6시 전까지 5시간 정도

무얼 할까 생각했네요.

 

모처럼

동물원? 냄새날 것 같은데..

쇼핑몰? 복잡할 것 같은데..

영화관? 답답할 것 같은데..

음식점? 배부를 것 같은데..

미술관? 코로나 때문에 아직 안 열었는뎅.

 

그럼 대체 뭘 할꼬..
엉킨 거미줄 속에서 1시간 넘게 헤매며

패스, 패스만 하다가

결국은

작년에 매번 산책하던

그 집 앞 공원으로 가출 결정.

 

결론은 검색만 하며

시간만 줄줄 소비하다가

그냥

집 앞에 마실 나왔다는 얘기죠. ㅋㅋㅋ

그래도 잠옷은 갈아입고 나왔으니

좋은 출발~~

(공원 산책하다 보면

편한 잠옷 바지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여럿 봤거든요).

 

 

 

 

헤이든 공원3 taken by 할미꽃소녀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약 15분 거리

조용하고 근사한 주택가,
한 번쯤 살고 싶은 타운

루돌프아닌

랜돌프에 Randolph 위치한

헤이든 공원 Haden Park이에요.

 

이 공원을 진짜

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찾았어요.

숨겨진 보물처럼

아주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랍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닌 것 같아요.

공원에 오면 주차장이 항상

널널하더라고요.

 

 

 

헤이든 공원4 taken by 할미꽃소녀

 

 

이 공원에 마지막 온 것이

작년 11월 초 토요일이었어요.

사진이 있으니 증거가 있죠.

날씨 추워지기 전에

첫눈 내리기 전에

늦가을 낙엽 한번 더

봐야 한다고

춥다는 남편을 억지로 끌고왔었죠.

 

그날

바람이 엄청 불고 넘넘 추워서

고작 낙엽길은 10분,

차 안에 2시간 앉아있었죠.

 

그때 주차장에 차가 딱 2대뿐이었어요.

동네이긴 해도

산속인데, 비가 오기 시작하니

그 차마저 가버리고

갑자기 넘 무서운 생각이 들어

서둘러 집으로 왔었답니다.😬

 

암튼 사람은
있어도
없어도
무서운 존재...

 

 

 

헤이든 공원5 taken by 할미꽃소녀

 

 

드넓은 공원엔 예전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사람들 모습 피해서 

멀리서만 찍어봤네요.

 

거의 6개월 만에 나온

이 공원은 계절이 달라져

숲의 표정만 바뀌었을 뿐

비슷한 분위기인데,

웬걸요...

마스크 쓴 사람이 거의 없어

정말 깜짝 놀랐어요..

 

3월말까지만 해도

다른 공원에서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었거든요.

 

지난 4월 27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백신 접종이 많이 진행되면서

소규모 실외 모임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었거든요.

 

사람들이 좀 편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공원에선 마스크를 벗고 있으니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로

바뀐 듯 해요.

 

쑥도 쑥 자라 있어요.

미국 쑥은 냄새가 별로 안나요.

 

헤이든 공원6 taken by 할미꽃소녀

 

 

 

 

고사리 같지 않은

고사리도 보였어요.

 

 

헤이든 공원7 taken by 할미꽃소녀

 

 

사진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자전거족

연날리기족

축구족

배드민턴족이

있는가 하면

 

생일 축하하려는지 요렇게

풍선 들고 가는

파튀족도 있어요.

 

 

 

헤이든 공원8 taken by 할미꽃소녀

 

 

 

계속 걷고 또 걷다 보니,

이 존재감 특별한

잎이 대빵만 한
배춧잎 가족같은 것들이 보여요

 

주목받지 못해도
그래도 너도 참 열심히 산다.

식용으로 태어났으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텐데...

 

 

 

헤이든 공원9 taken by 할미꽃소녀

 

 

 

집에서 급히 챙겨 나온

귤 4개, 스낵 2개, 물병과 알밤 1개를

가방에서 꺼내어
야외 테이블에 올려놓고보니,

 

앞에는 하이톤 앰프로 음악을 틀어대고

옆에는 연신 숯불 바비큐를 해대니,

 

귤 까먹으면서

바비큐 고기 냄새 솔솔 맡고

밤 까먹으면서

낯선 음악까지 감상~~

 

남 먹을 때 구경하는 사람이 젤

추잡하다더니,

오~괜찮았어요.

오늘 소풍 나름 필 굿!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타인의 취향

한 번 즐기는 것도

재밌네요.

 

 

 

 

 

헤이든 공원10 taken by 할미꽃소녀

 

 

스낵을 먹고 나서도

두 바퀴를 뺑뺑 또 돌고 나니

영감 탱구는 힘들다고

앉아있겠다고 하네요.

 더 돌아야지

뱃살 관리되는뎅.

 

 

 

헤이든 공원11 taken by 할미꽃소녀

 

 

 

저 혼자 더 걸으려 뒤돌아

왔던 길을 갑니다.

인생의 지난 길도 이렇게 한번쯤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림자가 시곗바늘처럼
저를 따라오고 있어요.
남은 시간을 더 소중하게 쓰라는

것처럼요.

 

 

 

 

헤이든 공원12 taken by 할미꽃소녀

 

 

저 혼자 다시 두 바퀴를 또 돌고 와서

앉은 계곡에는

어린아이 둘이서 징검다리 돌 밟으며

놀고 있어요.

그 모습을 한참 구경하다 보니

 

갑자기 마음이 짠해졌어요.

아이들 데리고 나들이 나온

가족의 모습이 참 부러워서요.

 

 

헤이든 공원13 taken by 할미꽃소녀

 

 

저는 아이 둘 키우면서

그렇게 함께 한

시간이 없었거든요.

 

이제라도 고기와 음악을 준비해서

넷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볼까요?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일요일을 누리는 모습을 통해

워라밸만이 아닌,

 

굳이 제가 갖다 붙이자면

자녀들과 kids 라이프의 밸런스

키라밸 같은 것도

생각하게 되네요.

 

 

헤이든 공원14 taken by 할미꽃소녀

 

 

코로나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의 걱정도

살짝씩 전해 듣게 되요.

 

그동안 재택근무를 시행하던 회사들이

조금씩 사무실 복귀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재택근무하면서

일의 양과 근무 시간도 늘어나고,

결혼한 사람들은

자녀도 돌봐야 하는 등

단점도 있었지만,

 

출퇴근시 길에 뿌리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고,

워라밸도 더 가질 수 있었다는

장점을 더 많이 들었거든요.

 

집에서 일하든

밖에서 일하든

많은 사람들의 바람은

일과 삶의 밸런스겠지요.

황금 밸런스까지는 아니더라도요.

 

사실 살면서 시소처럼 밸런스를

맞출 것이 

그것뿐이겠어요?

돈과 시간은 물론이요,

 

몸과 맘

님과 남

숲과 늪

뽕과 뿅

(이건 좀 이상하죠?)

 

 

인생은 분명

.점.

불과하다고
했는데도
자음 하나
모음 하나
왜 점 하나만 빠져도
다른 인생이 되어버리는 거죠?

 

 

헤이든 공원15 taken by 할미꽃소녀

 

노란 두송이 꽃처럼
일과 블로그 활동의

밸런스를 위해서는

긴 글보다는

짧은 글로

임팩트 있게 쓰라고

영감 탱구가 점잖게

팩트 한마디 하십니다.

 

그러려면

시인이 되어야 할 것 같은뎅.

근데 벌써 시인됐어요.

영감 탱구에게 시집온 인간이니까요😁

말이 좀 거칠어졌나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간의 예의를 갖춰야 함에도
인간은 어쩜

이렇게 뻔뻔한지😆
글자 하나 안 바꾸고도
안면을 그냥 싹 바꿀 수 있어요.

술기운이라 핑계도 대면서요.

 

 

 

해물된장찌개 & 베이비 아루굴라 by 할미꽃소녀

 

 

밖에서 저녁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왔어요.
냉장고 속 베이비 아루굴라가
잎빠지게
기다리다
지쳐가고 있었거든요.

저는 역시 어쩔 수 없는

소박한 집밥족.

 

밖에서 사 먹을까 하다가도
뭐 먹을까 찾아보면

아니 그거, 내가 대충 냉장고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겠는뎅? 하면서

집으로 오게되요.

아직까지는 집에서 음식 하는 것이

즐거우니까요..

 

뷰티풀 선데이로 마무리했으니

월요일 먼데이는
머니를 또 벌러 나가야 해요.

일주일에 하루라도

워라밸을 누리려면요.


썸웨얼 오버 더 레인보우

Somewhere over the rainbow.

너무 먼
무지개를 찾으려 하지 않을려고요.

보라색까지 가기는커녕

노란색쯤에서 지칠 수도 있어요.

차라리

뒤태 궁뎅이가
무지하게 귀여운
이웃집 개를
요렇게 가까이서
보면 만족하렵니다.
독일 출신 선수 도베르만이라네요.

 

 

 

헤이든공원16 taken by 할미꽃소녀

 

 

그 집 앞 공원에서라도

여러분의

워라밸을

만나길

 

뉴저지 할미꽃소녀가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