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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가지 맛속에 숨은 가시

식탁 위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

김치인데요.

김치중에 최고의 김치는 어떤 김치일까요?

배추김치

총각김치

오이김치

XXX

아니랍니다.




온갖 종류의 김치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김치는

갓. 김. 치.

바로

갓김치랍니다.

왜냐고요?

God 김치니까요.

😛😛😛



며칠 전에 지인분이 정원에

갓이 쑥쑥 컸다고 하시더라고요.

가운데는 보라색 파꽃이라네요.



갓1 taken by 할미꽃소녀

싱싱한 갓을 직접 뽑아주시며 가져가라며

비닐에 싸주셨는데

집에 와서 펼쳐놓고 보니

그 양이 꽤 많았어요.



갓2 taken by 할미꽃소녀

깨끗이 씻은 푸른색 갓이

여리여리기만한 것 같아도

손에 닿는 갓 잎은 살짝 껄끄러운 느낌도

있고요.

자연 밭에서 키운 것이어서 벌레들이 먹어서

잎사귀에 구멍이 뻥뻥 뚫려있답니다.

언뜻 보기에는 열무를 닮았네요.



갓은 특유의 톡 쏘는 매운맛이 있어요.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주어

각종 심혈관질환을 예방해준다는 갓은

면역기능도 강화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씨앗은 겨자로도 쓰이고요.



갓3 taken by 할미꽃소녀

김치 담그는 일이 피곤한 일이어서

냉장고에 넣고 며칠 미룰까 하다가,

그러면 갓이 시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된장을 풀어 멸치를 넣고

한 끼 먹을 갓된장국을

보글보글 끓이고요.



갓된장국 by 할미꽃소녀

나머지 갓엔 얼른 소금을 뿌려 절였어요.

기다리는 1시간 동안 보리밥을 갈아

풀을 만들고, 있는 재료로

고춧가루 양념을 급속 제작(?)하였답니다.



갓김치1 by 할미꽃소녀

완성된 갓김치예요.

싱싱한 갓 잎이 아주 반질반질 윤이 나죠.

며칠 뒤에 좀 익으면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기대된답니다.



갓김치2 by 할미꽃소녀

갓 된장국에 어울릴 것 같아

냉동실에 있는 절단 낙지를 꺼내어

매콤한 낙지볶음을 준비합니다.

먹기 좋게 낙지가 손질되어 있어서

요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네요.



낙지볶음1 by 할미꽃소녀

낙지볶음에는 야채가 빠질 수 없지요.

양파와 당근, 호박에서 나오는 단맛이

매운맛과 잘 어울려요.



낙지볶음2 by 할미꽃소녀

낙지가 매워봤자

지금 살아가는 인생보다 매울까요?



지금 현실이 터프해도

여러분보다야 하겠어요?😅

Life is tough,
but

You're tougher!!!



낙지볶음3 by 할미꽃소녀

갓을 싸주신 그 정성과 마음이 느껴져

갓된장국이 더 맛있었지요.

그날은 국하나만으로도

갑자기 부자가 된 듯이

마음이 풍성해진

행운의 날이었답니다.



낙지볶음4 by 할미꽃소녀

사실 대부분의 일상은

기대한대로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는 일이 별로 없지요.

기대하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망하는 때가
많답니다
.



단맛을 기대했는데

씁쓸한 맛이

신맛이

올라와있기도 하고



링곤베리쨈1 taken by 할미꽃소녀

단맛 속에

고단한 씨가 숨겨져 있기도 하고



대추와 잣 taken by 할미꽃소녀

단맛에 취해서

버터에 철퍼덕 미끄러지듯이

갑작스러운 일에 맞닥뜨리기도 하지요.



링곤베리쨈2 taken by 할미꽃소녀

나이가 들어갈수록

인생은 단맛보다는

커피 같은 쓴맛을 보는 일이

점점 많아짐을 알게 되었지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

인생의 온갖 다섯 가지 산전수전 맛을

겪어오면서 말이죠.



다행히도

지나온 일상 속에서

잘 견뎌왔다고 자신하는 순간

어느샌가

내 안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그 가시 밑에는 깊은 쓴 뿌리가 있음도요.



선인장 taken by 할미꽃소녀

온갖 잡탕 맛을 다 겪고 나니

살아가는 것은 점점 더

버거워요.

배고플 때 단숨에 먹는 버거처럼

꿀맛만 있으면

좋겠지만



매일의 일상은 누구라도 가끔씩은

끊임없이 먹어야 하는

쓴맛

버거랍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오 마이 갓!
Oh my god! 을

수시로 외치며 사는지도 모르지요~~



오늘은

오 oh도 마이너스

마이 my 도 딜리트
가시도 아웃
.

갓 God만

외쳐보렵니다.



가시 때문에

조금은

겸손해진 마음도 돌아보면서

더 내려놓아야 하는

삶의 지혜도 깨달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