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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도 날개를 달아주렵니다

 

여름 쨍쨍한 햇볕을 받은 식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빛나고 있어요.


 

 

여름나무1 taken by 할미꽃소녀





화분에 물을 주다가 거울에 왠 낯선

할머니가 보여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엄마와 언니를 닮았어요.

 

 

바로 거울에 비친 제모습이었죠.

 

 

 

 

여름나무2 taken by 할미꽃소녀

 

 

 

 

아직도 제 머릿속엔 40대쯤의

중년의 얼굴로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할망구로 건너뛴 것 같아

당황이 돼요.

 

 

해마다

아니

한 달 한 달

나이 들어 변해가는 제모습에 속상하죠.

 

 

그래도 100세 시대를 향해 달려간다는

이 놀라운 테크놀로지 시대에

유엔이 2015년에 제안했다는

새로운 연령기준을 읽어봅니다.

 

 

 

2015년에 제안된 새로운 연령기준

0세~17세 미성년자

18세~65세 청년

66세~79세 중년

80세~99세 노년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

 

 

늦었지만 많이 늦진 않았어요.

아직

청년이랍니다.

 

 

 

 

여름나무3 taken by 할미꽃소녀

 

 

 

2021년을 시작하면서

책 속에 말려놓은 꽃을 보니

 

 

 

 

 

1월의 책갈피 taken by 할미꽃소녀

 

 

 

새해 새 다짐이 무엇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벌써 올해도 반년이 다 되어가니까요.

 

 

 

새해 첫날 건넜던 조다리를

거의 6개월 만에 다시 건너게 되었어요.

여름 햇볕이 아침부터 뜨거워요.

 

 

 

 

롱아일랜드1 taken by 할미꽃소녀

 

 

 

 

사진 찍으려고 속도를 줄여 달라고 하니

청개구리 심뽀 남편이

오히려 더 빨리 달립니다.

차만 타면

제가 매번 사진만 찍는다고 구박하면서요.

 

 

그래도 제가 누굽니까?

구박한다고 멈출 순 없죠.

달리는 차속에서도 순간을 놓칠 수 없죠.

 

 

사진 속으로

롱~~~~~아일랜드

Long Island의 바다가 보여요.

 

 

 

 

롱아일랜드2 taken by 할미꽃소녀

 

 

 

 

제가 블로그를 하는 것을 아시니

가까운 두 분께서 그릇을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롱아일랜드의

조용한 시니어타운에 도착했어요.

하늘처럼 분수도 파란 물줄기예요.

 

 

 

 

롱아일랜드3 taken by 할미꽃소녀

 

 

 

작년에 제가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갖고 있던 짐의 대부분을 처분했거든요.

생활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는데,

막상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니

음식에 맞는 그릇들이 좀 필요하더라고요.

 

 

 

두 분께서 주신 그릇들 중에는

이제껏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전자제품도 많았고,

오래전에 쓰시다 찬장에 넣어두고

갖고 있었던 그릇도 있었지요.

 

 

 

손때 묻은 그릇에서 따뜻한 주인의

추억이 담겨 있는 듯

지나간 시간이 잔잔하게 느껴집니다.

 

 

 

 

롱아일랜드4 taken by 할미꽃소녀

 

 

 

 

색깔별 이쁜 접시와 다기는 물론

신선로용과 뚝배기도 있었어요.

분홍 생선접시도 있고

푸른 나뭇잎도 있어요.

메밀도 만들어서 올리고 싶고

신선한 여름 과일도 준비하여

사각 유리에 나눠 담고 싶네요.

 

 

옛날식 반찬과 약대추도 싸주셔서

덤으로 얻어왔죠.

 

 

 

 

롱아일랜드5 taken by 할미꽃소녀

 

 

 

고추 모종 화분도 얻어왔어요.

애기 고추가 열렸답니다.

 

 

 

 

롱아일랜드6 taken by 할미꽃소녀

 

 

 

 

얻어온 그릇에

손맛 좋은 꼬들꼬들 무말랭이와

간장 양념 깻잎과 할라피뇨를 담아

보리밥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집밥과 함께

따뜻한 꿀국화차도 준비했어요.

 

스페인 여행 가면 꼭 선물로 사 온다는

호니만스의 Hornimans

맨자니아 Manzanilla 국화차요.

 

 

 

 

여름저녁 밥상1 by 할미꽃소녀

 

 

 

 

매콤한 멕시코 고추 할라피뇨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어요.

 

 

 

 

여름저녁 밥상2 by 할미꽃소녀

 

 

 

 

 

그릇들도 다 표정이 있으니 이뻐요.

사람도 태어나서 여러모로 사랑받듯이

그릇도 좋은 주인을 만나면

그 용도대로 사랑받고 귀하게 쓰임 받지요.

 

 

궁시렁대는 남편은

글 못쓰는 사람이 붓을 탓하고

요리 못하는 사람이 칼을 탓한다고 하지만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음식을 담는 그릇은

음식을 더 돋보이게도 하고

풍미를 더 빛나게도 한답니다.

 

 

 

 

롱아일랜드7 taken by 할미꽃소녀

 

 

 

사람이 그렇다지요.

어떤 한 가지에 빠지면 그것만 보인다고요.

차를 살려면 거리에 차만 보이고

신발을 살려면 신발만 보인다고요.

 

 

 

요즘엔 자꾸만 이쁜 그릇에 맘이 쏠려요.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었어도

막상 그릇에 담고 나면 뭔가 예상했던

그림이 나오지를 않아요.

그래서

부족하고 허전해 보이는 저의 음식을

그릇으로라도 좀 보충하고 싶더라고요.

 

 

이것 또한

다 내려놓지 못하는

저의 욕심인 것을 알면서도요.

 

 

 

 

롱아일랜드8 taken by 할미꽃소녀

 

 

어쨌든 소박한 바람은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온 이 그릇들을

장식장 속에서 잠재우지 않고

저의 음식과 함께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답니다.

 

 

 

 

롱아일랜드9 taken by 할미꽃소녀

 

 

 

주신 그릇들 중에서는

요렇게 예쁜 다기 세트들도 많아요.

 

 

 

 

 

롱아일랜드10 taken by 할미꽃소녀

 

 

 

 

싸랑하는 남편에게

보리차라도 담아

오늘은 사극 한 컷 찍어도 되겠는데용~~~

 

 

 

 

 

롱아일랜드11 taken by 할미꽃소녀

 

 

 

 

서방님,

소녀가 한 잔 따라드리오리다.

이 보약 주 한잔 드시고

오늘밤은 제 수청을 드시오.

😁😁😁

 

 

 

롱아일랜드12 taken by 할미꽃소녀

 

 

 

 

이 할미꽃 소녀가 그리도 무섭사옵니까?

구미호처럼 잡아먹기라도 한답니까?

 

 

오늘도 거절한다면

내일부터는 국물도 없음을

미리 알려드리나이다...

😝😝😝